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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시태그 시그네 원작의 제목은 'sick of myself'로 내가 싫다, 지겹다는 뜻이다.크리스토페르 보르글리 감독은 해시태그 시그네를 입봉작으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빌런급 사람이다. 피카레스크 영화인가 싶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갈 때쯤 나도 저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감독은 해시태그 시그네로 모두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거울 속 나를 마주하는 작품이라 느껴졌다.

    관심에 목마른 현대인의 이야기

    해시태그 시그네의 주인공 시그네와 그녀의 남자친구 토마스는 분명 관심에 목마르다. 토마스는 물건을 주워와 작품을 만든다. 시그네는 아픈 자신을 주변 사람들이 보살펴 주는데서 행복을 느낀다. 관람객은 처음에는 이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들도 영화 속 인물들의 갈망과 같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해시태그 시그네의 인물뿐 아니라 현대인 모두는 관심을 원한다. 관심의 안 좋은 점은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된다. 시그네는 몸이 안 좋았을 때 받은 관심이 좋았다. 그녀는 더 많은 보살핌을 원했다. 해시태그 시그네 속 토마스는 나름 유명한 예술가다. 시그네는 그의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했었다. 어느 날 그가 잡지사 인터뷰를 위해 집에서 촬영을 했다. 그때 그는 바빠서 그녀에게 신경 쓸 수 없었다. 시그네는 그 상황이 싫었다. 비타민 10개를 입에 넣었다. 그 후 상태가 안 좋아진 그녀는 그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는다. 얼굴에 마스크를 쓰게 됐지만 남자친구가 옆에 있기 때문에 그녀는 좋았다. 정도가 좀 심하긴 하지만 주변인의 시선을 원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같았다. 해시태그 시그네는 관심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이야기다.

    해시태그 시그네 산책 장면

    나도 모르게 유명인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시태그 시그네의 남자 주인공 토마스는 행위 예술가이다. 그는 남의 물건을 주워와 작품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그의 작품이 찬사를 받는다면 그것은 그에게 보내는 찬사일까? 아니면 그가 주워온 물건 자체에게 보내는 박수일까? 그를 보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의 작업은 우리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두 무의식 중에 유명인을 따라 한다. 인플루언서라고 부르는 인물들을 카피한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 듣는 음악, 음식 취향 등을 추종한다. 하지만 우리는 따라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현대인은 모두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싶기 때문이다. 해시태그 시그네 속 토마스가 한 일과 정확이 같은 것을 우리는 한다. 그가 물건을 가져와 변형과 재조립을 통해 새로운 것인 척 작품을 만들었듯이, 우리는 유명인의 센스를 가져와 자신의 감각인 것처럼 속인다.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거울 속 나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내 SNS 피드에 올라가 있는 사진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가는 음식점이 내가 좋아해서 가는 곳인지 체크해야 한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나에게 어울리는 옷인지 아니면 유행이기 때문에 입은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나도 모르게 유명인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영화의 후반부, 시그네는 그토록 원하던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해시태그 시그네의 유명한 브랜드 모델이 된 것이다. 그녀는 공평한 척 불합리하게 일을 하는 브랜드 대표와 계약을 한다. 그러나 정작 촬영 당일 그녀는 몸 상태가 아주 안 좋아진다. 촬영 현장의 스텝들은 그녀가 촬영을 진행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촬영 계획을 취소한다. 시그네는 이런 결정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장을 돌아보며 기회를 노린다. 손이 불편한 모델이 멋지게 촬영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질투가 난다. 그 모델이 화장실에 갔을 때 문을 잠근다. 모델이 사라진 현장에서 시그네는 기회를 얻는다. 시그네는 여러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앞에서 매력을 뽐낸다. 그러나 그녀의 상태는 누가 봐도 안 좋아 보였다. 해시태그 시그네 속 사람들은 예의를 차리는데 집중한 나머지 그녀의 상태가 나빠 보인다고 말하지 않는다. 시그네는 속이 좋지 않고 머리가 아픈데도 촬영을 하다 결국 쓰러진다. 그녀가 쓰러져 상황이 엉망이 됐을 때도 그들은 서로 자기 탓이 아니라고 변명만 한다. 변명은 해결책이 아니다. 문제가 보이고 그 문제가 더 커질 것 같다면 예의를 차리기보단 당당히 말해야 한다. 잘못된 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그것이 문제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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